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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Opinion)

선진국이 되는길-송병락교수

by mo516 2007. 5. 21.
Seminar |송병락 교수가 말하는 선진국이 되는 길

[이코노믹리뷰 2007-01-25 06:36]

“기업인을 국가경영에 참여시켜라”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가 지난 1월 11일 개최한 제1485회 세미나에서는, 송병락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일류선진국이 되는 한국경제의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를 발췌해 싣는다.

피터 드러커는 한국경제의 기본 조건 중의 하나인 리더십이 파괴됐다면서, 기업경영에는 세계적인 리더십이 생긴 것 같은데, 정치 쪽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정부는 기업에 해로운 정부라고 지적 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가 하나의 좋은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도시로 만들면, 전국을 수도권으로 만들 수 있다. 수도권개발의 올바른 방법은, 자꾸 밑으로 내려가서 전국을 수도권화하는 것이다.

경영학의 시조라고 하는 피터 드러커 교수에게, 6·25전쟁이 끝난 후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한국에 한번 가보라고 권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물었더니, 아이젠하워가 “일본 사람들이 35년 간 지도층을 파괴해놓은 나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내가 만나본 드러커 교수는 이것이 제1차 지도층의 파괴이고, 2차 지도층의 파괴는 6·25전쟁 때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정치혼란도 지도층이 파괴됐기 때문에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경제의 기본 조건 중의 하나인 리더십이 파괴됐다는 것을 말하면서, 기업경영에는 세계적인 리더십이 생긴 것 같은데, 정치 쪽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또 이 분 이야기가, 기업가 역량 발휘에 있어서 세계 1위는 미국이 아니라 단연코 한국이라고 했다.

IMD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를 세 종류로 나누는데, 기업을 적극적으로 돕는 정부, 무관심한 정부, 기업에 해로운 정부가 그것이다. 그는 일본과 한국은 제일 끝에 속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경쟁전략의 세계 1인자인 마이클 포터 교수는 항상 “경쟁자와 다른 것을 하라, 다른 방법으로 하라, 나만 할 수 있는 것으로 하라, 모방은 전략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옛날에는 우리 기업의 부채비율이 600%가 넘어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했지만, 지금은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또 기업이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 2001년부터 06년까지 70조원을 쓰고, 증시에서 자금조달한 것은 30조원에 불과하니, 증시를 빨리 문 닫아야 한다는 소리가 나온다.

포터 교수는 “한국이 혼이 빠져서 자꾸 외국을 모방하려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한다. 적들이 이렇게 싸우자고 하면 이렇게 싸우고, 저렇게 싸우자고 하면 저렇게 싸우다 보니, 지는 싸움이 되는 것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하나의 도시로

한국경제의 길을 경제학자들이 비교할 때, 시골길, 지방도, 국도, 고속도로 ‘턴파이크’를 이야기한다. 한국의 턴파이크는 박정희 대통령이 만든 턴파이크로, 정말 빨리 달려와서 선진국 문턱까지 왔다.

그러나 이 턴파이크에는 모든 권력이 대통령에게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잘하면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지만, 잘못하면 나라 경제를 거덜 낼 수도 있다.

중국의 경우도 잘 나가는 턴파이크를 타고 있지만, 인권이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이대로는 어느 정도까지는 가겠지만, 턴파이크를 바꾸지 않으면 성장은 어렵다. 일본도 턴파이크가 없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에 오게 된 것이다.

그래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새로운 턴파이크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국가대표기업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또한 국가대표은행도 만들어야 한다.

씨티그룹의 매출액이 1310억달러이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은행인 국민은행 매출액은 178억달러이다. 외환관리라든가 금융투기가 벌어지고 있으므로 대표은행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

미국은 금융, 보험, 부동산이 제조업보다 더 크다. 그래서 한국이 제조업으로 미국에 가서 상품을 많이 파니까, 미국은 반대로 국내 금융시장을 빼앗아 가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기업 우위형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세계은행 통계로 미국 물가로 따지면 우리나라 경제규모가 1조달러를 넘는다. 이것을 매출액으로 따지면 1조8000억달러 정도가 된다.

그래서 기업경영인들을 시스템적으로 국가경영에 참여시켜야 한다. 1000조 관리를 10억도 관리 못 해 본 사람들에게 맡긴다면 관리가 안 된다.

각 분야의 선수를 세계 일등으로 만드는 것이 종합적으로 연구되어야 한다. 2020년이 되면 미국에는 세계 일류대학이 40개 정도 있을 것이라고 한다.

한국은 3개 정도를 목표로 하면, 다행이다. 우리도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많이 키워야 한다.

미국은 세계 일류기업과 일류대학이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고, 일본은 수없이 많은 세계기업이 있지만, 일류대학이 없기 때문에 불균형이 일어나고 경기침체를 겪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대기업도 적고, 학교도 적은 상황이다. 그래서 세계적인 전문가, 세계 일등 하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경제학이 한국화가 안 되어서, 경제원론 책을 보면 ‘기업그룹’이라는 말이 하나도 없다. 일본 종합상사 하나가 삼성그룹보다 더 크다. 종합상사는 생수에서 인공위성까지, 씨앗에서 미사일까지 두루 갖추는 것이다. 우리는 한국표준을 세계표준으로, 한국 돈을 세계의 돈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로 우리는 지금 국가대표지역의 육성이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우리의 도시개념은 항상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생각한다.

세계적 전문가 양성 시스템 갖춰야

원형과 원형을 연결하는 것이 선진도시인데, 이미 80년대 세계적으로 유행했다. 미국도 보스턴에서 뉴욕, 워싱턴까지 연결되어 있다. 일본도 도쿄에서 나고야, 오사카까지 연결되어 있다.

우리도 서울에서 가까이는 오산, 천안, 대전, 대구까지 다 연결되어야 한다. 발전은 계속되고 있는데 연결이 안 되고, 서울만 개발되고 있다. 공급은 이런 식이고 수요는 많아지니까, 강남 땅값만 올라가는 것이다.

2010년까지 정부에서 시속 500㎞의 KTX를 개발한다고 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가 428㎞인데, KTX를 타면 부산까지의 거리가 너무나 가까워진다. 그렇게 되면 모두가 한 도시가 된다는 얘기다.

우리도 서울에서 부산까지 하나의 좋은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도시로 만들면, 전국을 수도권으로 만들 수 있다. 수도권개발의 올바른 방법은, 자꾸 밑으로 내려가서 전국을 수도권화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도시나 농촌이나 별 차이가 없다. 우리는 이런 비전이 없다. 우리는 부동산 오르면 돈 많은 사람들 세금만 올리겠다고 하는데, 이래서는 해결이 안 된다. 이제는 획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하버드대학의 존 케인 교수는 이런 걸 전공하는 분인데, 우리나라가 신도시 5개를 만든다고 하자, 어떻게 이렇게 황당하게 만드냐고 흥분을 했다.

서울 면적 605㎢가 1970년대부터 하나도 늘지 않았다. 가구 수는 4배 늘고, 자동차 수는 수십 배가 늘었는데 말이다. 이 분 이야기가, 무엇 때문에 20㎞ 떨어진 분당 같은 곳에다 맨해튼 같은 도시를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그 사이에는 들과 산밖에 없다. 여기가 비어 있는 것이 문제가 크다는 것이다.

런던이나 파리, 베를린 등은 모두 평지이기 때문에 인조공원을 많이 만들어야 하지만, 서울은 널려 있는 것이 남산, 관악산, 북한산, 한강 등의 공원이다. 땅이 원천적으로 엄청나게 부족하다. 이렇게 수도권 규제가 계속되면, 땅값이 계속 올라갈 것이다.

땅 정책에 대한 획기적인 전환이 없으면 인건비가 올라 있고, 땅값 올라 있고, 정부 빚이 많은 가운데 기업하기가 정말 힘들어진다. 이것은 모두 전략부재로 인한 것이다.

박정희가 만든 턴파이크에서 벗어나야

이제는 우리나라의 국가대표지역을 육성해야 한다. 기업만 해서는 안 된다.

마이클 포터 교수가 항상 클러스트 이야기를 하는 게, 땅부터 시작을 한다. 땅에 기업, 산업, 연구소, 정부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클러스트의 개념이다. 그런데 우리는 기업은 없고, 땅만 사방에 늘려 놓아서, 전국적으로 땅값만 오르는 결과가 됐다.

그래서 앞으로 중앙집권제를 확 터서, 지방자치를 완전히 실행해서 부산 경남은 스위스, 충남 충북 대전은 노르웨이 등과 함께 경쟁하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이 만든 턴파이크에 걸려서 중앙에 집중이 너무 많이 되어 있다.

게리 베커 교수는 노벨상을 수상한 시카고대학의 교수인데, “한국경제의 목표는 경제성장, 안정, 형평 및 삶의 질”이라는 얘기를 했다. 성장을 잘 하면서 안정과 형평, 삶의 질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경쟁시대는 기업과 경제성장의 시대라고 한다. 미국, 일본, 중국, 독일, 인도 등 선후진국 모두 성장에 올인하고 있다.

세계은행에서 형평의 원칙을 밝혔는데, 첫째는 결과가 아니라 기회가 평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재산이 같아야 하고 소득이 같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고, 교육을 받을 기회라든지 하는 것들이 평등해야 한다는 말이다.

두 번째는 이재민이나 정신장애 등 경제능력을 상실한 사람에게 최저생활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그 이외의 사람은 능력에 따라서 차등을 두는 것이 형평이다. 고로 분배라는 말보다 형평이라는 말을 써야 한다고 했다.

내가 서울대 부총장을 할 때, 이스라엘 대사를 만났다. 그래서 유대인은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유대인은 9세만 되면, 하루에 한 시간씩 영어교육을 한다고 했다. 그리고 13세만 되면, 이웃 나라 말인 아랍어를 공부한다고 했다. 그 다음 고등학교, 대학생이 되면 불어나 중국어를 배워서 4개 국어 정도를 하게 만든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미국사회에 진출하면, 모두 상류층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영어교육만 시키는데, 똑똑한 젊은이들에게 일어나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면, 앞으로 굉장한 경쟁력이 생길 것이다.

정부 목표는 글로벌 경쟁력 키우는 것

그리고 리더십, 비전이 굉장히 중요하다. 리더십에 관한 책이 굉장히 많은데, 그 중 드러커 교수의 리더십 정의가 가장 맞는 것 같다.

첫째, 리더십은 목표,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아무리 유능해도, 거꾸로 가면 말짱 헛것이 된다. 후진국에서는 정부가 이쪽으로 가자, 저쪽으로 가자 우왕좌왕하는데, 이래서는 국가발전이 어렵다. 둘째는 봉사를 해야 한다. 셋째는 사람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드러커 교수의 리더십에 대한 정의이다.

기업과 산업의 글로벌경쟁력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치안정이 우선이고, 두 번째가 자유시장경제이다.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는 OECD의 가입조건이다. 선진국이 되자면, 이 두 가지는 필수이다. 그 다음이 인적자본 형성이다. 이 세 가지가 기업과 산업의 글로벌경쟁력 시스템의 필수조건이다.

옛날에는 정부의 목표가 뭐냐고 물으면 치안, 국방, 외교라고 했지만 포터 교수는 정부의 목표는 기업이나 산업이나 국민의 글로벌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경쟁력시대에는 세계에서 일등하는 것이 우선이다. 기업, 병원, 학교 등 모든 조직체 및 개인은 글로벌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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